최근에 일본에서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를 시작했습니다.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드라마라기 보다는 음식 소개 프로그램에 가깝습니다.
만화 자체도 음식에 따른 기승전결이 있는 구조가 아니라, 사업가인 주인공이
업무차 돌아다니다 식당을 찾아서 그 식당의 단골들이 먹는 밥과 요리 그리고 야채절임을 시켜 먹는 것이 전부입니다.
드라마는 조금 더 위트가 있고 에피소드가 추가되어 있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만화가가 맛집에 직접가서 추가적인 에피소드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드라마인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는 외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무역업자이지만, 매장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결혼도 마찬가지지만, 섣불리 점포를 얻었다가는 지켜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그러면 삶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 몸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1인 무역업을 하는 사업가입니다. 딸린 식솔이 없으니 언제나 혼자 식사를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혼자서 이 곳 저 곳을 다니다 보면, 늘 가는 식당을 가려고 하니 지겹고 한번도 가지 않은
식당을 가려고 하면 두렵습니다. 혼자 먹기에 화려한 식당은 무리이고, 적당한 가격에
먹기 편하고 맛있는 식당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밥을 먹을 때에는 같이 먹을 때에 비해서 즐거움도 있습니다. 동선을 벗어난 식당을 가거나,
다른이가 먹지 않는 것을 주문할 수도 있고, 내가 선택한 식당이 맛이 없어도 동행에게 미안한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식당에 방문해서 단골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 이전의 음식 만화들이 음식을 통한 대결이나
구성원간의 화해를 목적으로 했다면, 이 만화는 그냥 밥 한끼 먹는 것이 목적입니다.
소박하게 밥 한끼 먹기. 물론 음식 소개 만화인 만큼 주인공은 대식가입니다. 식당에 들려서 밥 한공기, 요리 하나만
먹고 나온다면 그렇지 않아도 심심한 만화가 더 심심해 질 것 입니다.
이 만화가 발표된지 10년이 넘었지만, 만화에 나오는 식당들은 몇 곳을 제외하면 성업중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음식을 소개하지만, 맛은 보장할 만큼 좋다는 것이겠지요.
이 만화는 주인공이 꼭 주문하는 야채절임만큼 단순하고 음식도 평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범한 음식을 먹으면서 일생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한 권짜리 만화가 발표된지 10년이 지나도 인기가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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