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디 알렌이나 장진식 코미디가 아닌 이상 극장에서 코미디 영화를 보지는 않습니다.
위 두사람의 코미디는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지요.
둘다 배우들이 조금 연극적이기도 하구요.
아! 장진감독은 배우보다는 자신이 아직도 영화를 찍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일지도 모릅니다.
2. 이 영화는 철저하게 차태현을 위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물론 임창정이 주연을 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가 주인공이였다면 흥행은 보장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임창정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아무리 가벼운 역할을 해도 가벼워 보이지 않아요.
물론 차태현도 아무리 진지한 역할을 해도 진지해 보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임창정의 문제는 그래도 코미디를 한다는 것이지요.
3. 미혼모라는 주제를 코미디로 다루려면 가벼워야 합니다.
미혼모 이야기는 생각 보다 많이 다루었답니다.
실체에 접근한 영화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미혼모가 주연인 시리즈도 있었으니까요.
4. 박보영이나 왕석현군도 연기를 잘 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그냥 딱 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기를 잘 할 것 같은 느낌도 필요가 없는 영화이니까요.
아무도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영화인데,
연기도 진지하게 할 필요가 없지요.
심지어는 그 비싼 BeoLab speaker에 망치가 꽃혀 있어도
주인공은 허탈해 할 뿐 화를 내지도 않는군요.
물론 몇 장면 뒤에는 깔끔한 BeoLab이 그대로 있더군요.
그렇게 돈이 많으면 왜 DJ에 연연할 까요.
5.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진지한 연기를 하는 사람은 황정남양의
남자 친구 역할을 하는 임지규 씨였군요.
임신시킬 정도로 깊은 관계였는데,
다시 만나면서 아주 어색해 하는 그런 연기는
좀 이상하다고 할까요.
6. 이 영화의 장점은 진지하지 않다는 겁니다.
최근 한국 코미디의 문제점은 쓸데 없이 진지하다는 것이였죠.
막판에 감동을 주려는 코미디 영화들이 많았지요.
하지만 관객들은 감동을 받으려고 코미디를 보지는 않아요.
물론 감동도 주면 기억에는 오래 남겠지만,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엽기적인 그녀'도 나름 감동적인 로멘틱 코미디 였지만,
사람들이 감동 때문에 엽기적인 그녀를 좋아한 것은 아니였으니까요.
7. 복면 달호나 과속스캔들 같은 영화는 차태현표 영화라고 부를 수 있겠군요.
락커로 실패해서 트로트 가수가 되는 역할이나,
2집 실패 후 DJ가 되는 전직 가수같은 역할은
차태현에게 너무 잘 어울려요.
그는 성공적인 가수활동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수활동을 통해서 웃음도 주었죠.
8. 이런 가벼운 코미디가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이 기분이 좋습니다.
현실이 우울하다고 해서 모두 영화를 우울하게만 분석할 필요는 없죠.
분석적인 영화보다 이런 가벼운 영화가 오히려 만들기도 더 어렵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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