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뭉티기지만,
집집마다 그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 취향에 맞는 곳을 찾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오늘은 1호선 상인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상인성당 바로 옆에 위치해 접근성까지 훌륭한,
그리고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통해 그 진가를 인정받은 양지식당에 다녀왔습니다.
https://place.map.kakao.com/9237178

자리에 앉아 주문을 마치면 이 집의 내공을 증명하듯 정갈한 기본찬들이 차례로 상을 채웁니다.
특히 이곳은 신선한 등골과 간, 천엽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추가도 가능합니다.
등골은 특유의 생소한 식감과 모양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신선한 등골이 상에 올라와야 비로소 제대로 된 생고기집에 왔다는 실감이 나곤 합니다.
여기에 시원한 소고기 탕국과 북어, 고소한 볶은 콩, 그리고 향긋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미나리 무침까지 곁들여지면
메인이 나오기도 전에 술잔을 기울이게 됩니다.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생간과 천엽입니다.
이 부위들은 선도가 생명이라 당일 도축한 소를 다루는 집이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귀한 손님이지요.
특유의 비릿함 없이 깔끔하게 손질된 간은 씹을수록 달큰한 풍미가 올라오고,
오독오독하면서도 쫄깃한 천엽은 씹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 집의 '숨은 주역'인 미나리 무침입니다.
주문 즉시 바로 버무려 내주시는지 숨이 살아 있어 아주 아삭한데요.
인위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새콤달콤한 양념이 미나리 특유의 향긋함을 가리지 않아 참 좋았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고기 요리들 사이에서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는 마법 같은 존재더군요.

메인인 뭉티기는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합니다.
보통 구이용 고기나 회처럼 저미듯 써는 것과 달리, 이곳은 투박하게 깍둑썰기를 해서 내어주십니다.
덕분에 쫄깃함보다는 입안을 꽉 채우는 찰진 식감이 훨씬 강하게 다가옵니다.
접시를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는 생고기의 신선도를 확인하는 퍼포먼스를 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만큼 원물의 힘을 정직하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양지와 오드레기는 이곳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소의 대동맥 부위인 오드레기는 맛보다는 오독오독한 특유의 식감 덕분에 특히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지요.
여기에 기름기가 대부분인 양지 부위를 바싹 구워 곁들이면 그 조화가 완벽해집니다.
주방에서 정성스럽게 구워주는 양지의 고소함은 웬만한 버터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진한 풍미를 자랑하는데,
이때 아까 말씀드린 미나리 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느끼함 없이 끝도 없이 들어갑니다.
육회비빔밥이나 곱창전골 같은 메뉴도 준비되어 있지만,
역시 이곳은 든든한 밥집보다는 마음 편히 잔을 비울 수 있는 '진짜 술집'의 정취가 강합니다.
신선한 생고기와 고소한 양지와 즐거운 식감의 오드레기를 안주 삼아 즐겁게 술잔을 나누고 나니,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습니다.
상인동 인근에서 맛있는 생고기를 드시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구/칠곡/중식] 동네짬뽕 (0) | 2026.05.15 |
|---|---|
| [서울/대치/한식] 수하동에서 곰탕을 먹었습니다. (0) | 2022.11.15 |
| [서울/명동/한식] 하동관에서 곰탕을 먹었습니다. (0) | 2022.11.15 |
| [서울/명동/중식] 개화에서 오향장육과 유니짜장을 먹었습니다. (0) | 2022.11.13 |
| [부산/동래구/사직동] The Pho에서 쌀국수를 먹었습니다. (0) | 2022.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