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버스에 타고 숙소로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는 중에 '가이드'가 승부수를 띄우는 군요.
선택관광입니다.
오늘 밤 전신마사지 2시간, 내일 발 맛사지 1시간을 받는 조건으로 50달러를 주면
내일 저녁 야간관광은 무료라고 하는군요.
솔직히 속보이는 장사입니다.
올드마켓에 가면 시간당 5-6달러, 좋은 곳은 10달러면 충분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이드가 없으면 길도 찾기 힘든 어르신들이고 패키지 여행이라는 것이
'가이드'와 틀어지면 서로에게 악몽인 여행이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신청합니다.
야간관광이라고 해도 올드마켓에 버스로 데려가 주고 한시간의 자유시간을 주는 것 뿐입니다.
저녁으로 먹은 돼지갈비입니다.
음식은 맛있는 편이고, 돼지갈비는 무한리필입니다.
하지만 무한리필 음식점의 특성상 술도 안시키고 이렇게 밥만 먹는 팀에게는 관심도 없고,
리필되는 속도도 느립니다.
하X투어 패키지로 간것을 알려주듯이 이렇게 미리 식탁에 수저받침이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코x아 트x블'이라는 로컬 여행사에게 넘겨진 상태인것 같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예약된 자리를 찾을 때 'KT'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녁을 먹고 호텔에서 수영을 한 후 다시 마사지를 하러 갑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습니다.
바로 평양랭면을 먹는 것입니다.
전국 8도의 냉면을 다 먹어 보았는데, 평양랭면집이 보이는데 먹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출발전에는 선택관광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바로 이것 때문에 10월 1일부터 가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선택사항을 사전 통보없이 빼버리는 것이 불쾌합니다.
그래도 단체관광중에 가이드와 다툼을 일으키면 일행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냥 혼자 가기로 했습니다.
다들 전신 마사지를 하러 방으로 들어 갑니다.
뭐 마사지 샵은 3층 건물이라 커 보입니다만, 일행들은 1층에 방 3개에 몰아 넣어서 마사지를 해 줍니다.
마사지 샵이 평양랭면과 가깝기 때문에 가이드에게 조용히 '랭면' 한 그릇 먹고 오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가이드가 깜짝 놀래면서 못가게 합니다.
옆에 있던 '마사지 샵' 주인도 '안기부'와 '대사관'을 들먹이면서 가지 못하게 합니다.
(솔직히 영사관에 전화해 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태사랑에 가보면 평양랭면에 대해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맛이 없다.
비싸다.
불친절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는 여행사들과 계약이 틀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한국관광객들은 한번 씩 가보고 싶어하는데,
공급자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니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만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이드'에게 안녕을 고하고 평양랭면으로 걸어 갑니다.
도착하니 바깥에는 장사가 되지 않아서 절반의 종업원들은 공놀이를 하고 놀고 있습니다.
한국 단체관광객이 주된 손님인데, 보이콧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단체관광객들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 정도로 바쁘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이렇게 공연을 하고 있고, 중국단체관광객 한 팀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냉면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7달러, 우리 돈으로 7천원이니 강남에서 냉면 한그릇 먹는 가격입니다.
(블랙잭의 카메라가 이렇게 미울 수가 없군요.)
다른 음식도 주문하고 싶었지만,
냉면 한 그릇만 먹는 것도 힘들 것 같아서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반찬으로 어묵무침, 오이무침, 무우무침이 나옵니다.
냉면김치 하나 달랑 나오는 것과는 차이가 납니다.
오이무침은 설탕을 많이 넣어서 달달한 것이 조금 거슬립니다.
이렇게 공연을 보면서 음식을 기다립니다.
저 중국아저씨들과 노래 반주기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연을 하는 종업원들이 상당히 미인이고 젊습니다.
(주로 문소리 스타일의 미인이라 실망하실 분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화질이 나빠서 죄송합니다. 나쁜 블랙짹)
냉면입니다.
사진을 찍기 전에 면을 반으로 잘라 달라고 하니 쨉싸게 가위로 반을 잘라줍니다.
계란은 1개가 다 들어 있고, 계란 고명과 수육 냉면용 무우김치가 양념과 함께 올려져 있습니다.
수육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에 있었던 패키지용 30달러짜리 음식을 시켜보지 못한 것이 후회될 정도 입니다.
하지만 육수는 조금 심심합니다.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반반씩 섞은 맛이라 뚜렸한 특징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원한 맛은 있습니다.
육수를 먹으면서 요즘 얼마나 내가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지 한번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면은 검은 색이 나는 것이 면발이 칡냉면 면발과 비슷하게 쫄깃하고
보통 먹는 유명한 냉면집 면발보다 굵고 쉽게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음식점은 이렇게 약간의 위기일 때 가는 것이 묘미가 있는데,
이러때 가면 양도 많고 서비스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망해가는 경우는 제외입니다.)
서비스로 식혜를 줍니다.
먹어보니 평소 맛보던 가자미나 명태로 만든 식혜가 아니라서 물어보니 연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곳은 더워서 식혜가 잘 않된다고 하더군요.
식사 중에서 3명정도의 종업원이 말을 걸고 시중을 듭니다.
종업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미모의 아가씨입니다.
한설화양이라고 명찰에 적혀있군요.
한가하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혼자서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이 신기한가 봅니다.
(태사랑에서 여행기를 보면 대부분은 단체 관광객에 밀려서 구석에서 식사만 하고 왔다고 합니다.)
제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밥먹을 때 말 시키는 사람인데,
이렇게 미모의 아가씨가 옆에서 서서 말을 시키니
냉면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맛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평가에 사심이 들어 가지 않을 수 없는 미모입니다.)
냉면도 한국에서 곱배기 수준의 양이고,
저녁도 미리 먹었고 해서 터질 것 같은 배를 가지고 마사지 샵으로 갔습니다.
가이드에게는 랭면집을 못 찾아서 쌀국수를 먹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남들 보다 짧은 30분의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저의 몸이 맛사지를 받기에는 힘든 뻗뻗한 몸에다가 마사지를 하는 아가씨도 힘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짧은 시간 힘들었습니다.
이후 숙소로 가서 건너방에 혼자온 아저씨와 함께 다시 밤거리를 즐기러 나갔습니다.
씨엠립 시내에 있는 마티니라는 나이트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현지 사람들과 떠들다가 12시쯤 숙소로 돌아왔군요.
(절대 나쁜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씨엡립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코르 왓 여행기 (14) (0) | 2007.10.21 |
---|---|
앙코르 왓 여행기 (13) (0) | 2007.10.21 |
앙코르 왓 여행기 (11) (0) | 2007.10.20 |
앙코르 왓 여행기 (10) (0) | 2007.10.20 |
앙코르 왓 여행기 (9) (0) | 2007.10.20 |